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474

까만치마를 입고, 김현철 까만치마를 입고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로. 김현철 2집에 실려있는 노래다. 같은 앨범에 있는 '연습실에서'와 함께 참 좋아했던 노랜데, 틀어놓은 티비에서 김현철이 나온다. 언젠가 여름밤. 시원한 거실 바닥위에 누워서 불 다꺼놓고, 수요예술무대 같은 프로그램을 보던 기억이 난다. 좋은 음악과 여름 밤의 여유.그 때는 많이 어렸었는데. 이보다 더 큰 여유를 조만간 누릴 수 있겠지, 하고 생각했었던 것 같은데, 항상 여름 밤이면 특별한 것 없었던 그 기억이 떠오른다. 오늘도 그렇고. 내일 일찍일어나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얼른 자야하는데, 하는 생각을 하다가 까만치마를 입고가 나오자, 좀 늦게 자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까만치마를 입고'라는 노래는 김현철이 옷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모자가.. 2020. 3. 9.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출간 전부터 판교 테크노 밸리 직장인의 애환을 잘 그려 냈다는 평을 받으며, ‘하이퍼 리얼리즘 소설’로 화제가 된 ‘일의 기쁨과 슬픔’을 표제작으로 한 소설집. ⠀ ‘이런 것까지 이야기하면 정말 치사하게 보일 텐데, 이런 걸 꼭 이야기 해야 하나.’ 하는 상황의 연속에 처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결혼식의 과정에서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덧셈과 뺄셈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눈치 없는 동기 언니 때문에 울화가 터지는 주인공의 모습은 나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 은 직장생활에서 한 번 쯤은 들어보거나, 경험해 보았을 것 같은 불합리함이 서글픔과 유쾌함이 조화되어 그려진다. ⠀ 이어지는 작품들도 어느 것 하나 아쉬운 것이 없었다. ⠀ 행간의 밀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책을 내려 놓고 .. 2020. 3. 9.
노란 버스를 타고 간 여인, 조덕배 많이 들어서, 고음처리 부분이 없어서 쉽게 부를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그건 당신의 오산이다. 자신이 만든 노래를 제대로 소화해 내는 사람이 없어서 직접 가수가 되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던 조덕배. , , , ... 그래도 비교적 쉽게 부를 수 있었던 노래들과 달리 이 노래만은 여전히 제대로 부르지 못하겠다. 언젠가 친구들과 노래방에 갔을 때, 이 노래를 불렀던 생각이 난다. 나는 얼마나 헤매었으며, 그들은 얼마나 재미없어 했던가. ...진지하게 내 노래에 귀 기울여줄 누군가가 그리운 밤. 2004년 겨울 기록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609665&cid=60487&categoryId=60497 조덕배6(재발매) [수록곡] 잘못 굴러 떨어진 천사 (노래 조덕.. 2020. 3. 9.
비오는 이른 새벽 자장가, 롤러코스터 자꾸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 내어 이야기하는 것 같아 좀 우습지만 어쨌든 롤러코스터하면 난 6년전 겨울이 떠오른다. 아니, 그 전에 있었던 일을 먼저 이야기해야겠다. 그러니까 내가 군에 입대하기 약 1년 전에, 누군가 내게 롤러코스터의 노래를 아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음악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관심은 많았기에 그런 질문으로 내 무지가 드러나면 항상 속상해 하곤 했다. 유감스럽게도 난 그 노래를 몰랐고, 그 친구는 버스 정류장 앞에서 생(生)으로 이라는 노래를 들려주었다. "안녕~이제그만~너를 보내야지~" 딱 거기까지만 들었는데 그 상황에 적절치 않은 이상한 기운이 내 몸을 감쌌다. 아직도 그 친구의 표정과 목소리가 생생하다. 롤러코스터 음반을 구입한 후 그들의 노래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음, 새로운 .. 2020. 3. 9.
Kenya Nguvu AA Plus 케냐 원두의 맛을 준수하게 살려 놓은 제품인듯하다. '스페셜티 원두' 또는 '스페셜티 커피'라고 명기하지는 않았지만, 스페셜티급의 원두를 흠 없이 잘 로스팅하여 내놓은 느낌이랄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훅치고 나오는 강렬한 산미라든지, 과일맛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지만, 잘 알려진 '케냐 원두'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판매자 입장에서 균형감을 좀 더 중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태원 맥심 플랜트에 방문한다면 마셔봐도 좋을 듯. 2019. 11. 20.
Maxim plant Uganda Gamatui 맥심플랜트 우간다 가마츄이(?) 라이트 로스팅에 과일류의 단맛이 좋았다. 내 점수는 79점 아프리카에서는 에티오피아에 이어 커피 생산량이 많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됨. 2019. 11. 13.
weekend morning routine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 2019. 11. 13.
너무 말고, 그냥 사랑하기 성장의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경이롭다. 생각지도 못했던 단어들을 내 뱉는 딸, 100% 나 같은 모습인데, 나에게 찾을 수 없는 모습을 보이는 아들. 여전히 그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없기에 있는 그대로 그들을 보는 것이 참 재미있다. 축구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들 덕분에 매일 프리미어 리그 하이라이트를 챙겨보고, 매주 주말엔 어쩔 수 없이 함께 축구를 한다. 어린이날을 맞이해서 몇 없는 디자인과 사이즈 사이에서 가까스로 축구화를 주문했다. 축구 교실이 있는 수요일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며 얼마나 조바심을 내던지... 다행히 화요일 도착한 축구화를 신고 오늘 축구교실에 참석할 수 있었다. 퇴근 길 수화기 너머로 세 골을 넣었다는 흥분된 목소리가 들렸고(알고보니 4:4 소규모 축구), 집에 도착하니 리버풀이 바.. 2019. 11. 12.
방화동 국수집에서 한 때는 일주일에 한 번은 이곳에서 국수를 먹었다 늦은 저녁 허기처럼 밀려오는 외로움을 피하고자 부나방처럼 불켜진 이 곳의 문을 열었다 많은 말이 오가진 않았다 주문, 계산, 인사가 고작 중년의 주인 내외도 켜져 있는 티비만 볼 뿐이었다 살얼음 떠있는 달짝지근한 동치미 국물을 마시면 어느 계절이든 싫지 않았다 결혼을 하고 이 동네를 떠난 뒤에도 가끔씩 동치미 국물이 생각이 나서 아내와 일년에 두어번 들르곤 했다 얼마만일까 가게 앞의 플라스틱 의자들에 사람들이 앉아있다 문앞의 대기자 명단에 이름 석자를 쓰고 대기 인원을 썼다 무심히 갈겨쓴 1 이라는 숫자를 보니 황망히 보낸 아내의 자리가 큰 수로 다가온다 혼자서 조용히 먹던 국수집의 고즈넉함도 마주앉아 쓸모 없는 이야기를 나누던 아내도 사라진 이 집을 다.. 2019. 11. 12.
잡지 생활 '잡지라는 업이 위기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 오래 되었지만, 잡지라는 매체가 주는 힘은 여전하다. 커피 한 잔 가격으로 1~2시간의 휴식을 얻을 수 있고, 화제가 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감각적인 에디터들의 생각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좋은 책과 음악에 대한 소개도 받을 수 있고, 운이 좋다면 한 동안 뜸했던 사람들의 소식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2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잡지를 통해서 조금은 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메모하고, 마침 관심있었던 아이템을 검색해 보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짧은 시간 동안 굉장히 많은 것을 얻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잡지라는 단어가 주는, 특히 ‘잡(雜)이라는 어감의 어수선하고, 뒤섞인 느낌, 그리고 숙.. 2019. 11. 12.
걷는 사람, 하정우 별 기대없이 집어들었는데 재미도 있고, 자극도 많이 받았다. 이례적으로 하룻저녁에 다 읽은 책 ㅎ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인지라 첫 시작 5분의 중요성을 알고 시작하자 마자 ‘하대갈’로 뻥 터뜨린다. 무모하지만 그 무모함이 천성적인 부지런함에서 비롯된 것이라 그가 벌인 일들의 수습과정이 유쾌하게 다가온다. 늘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 아침상을 차리는 김에 일하는 아주머니 식사상도 차리곤 한다는 그의 태도는 남자인 내가 봐도 매력적이다. 두 다리의 힘으로 그저 삶을 살아나갈 수 있도록 기도한다는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제 나도 걸어야지. 운동해야지.’ 다짐한다. 2019. 2. 15.
FELT COFFEE FELT COFFEE Green apple, cherry, mellow 77 Herbazu farm in Costa Rica, White honey washed 2019.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