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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33

김동인의 ‘김연실전’을 읽고 들어가며 김동인의 이 작품을 읽기 전에 정이현의 을 먼저 읽었다. 기본 얼개는 비슷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김연실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 차이인 것 같다. 두 작품 모두 3인칭 시점이지만 정이현은 친(親)김연실의 입장에서, 김동인은 반(反)김연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김동인이 그린 김연실 자유연애를 꿈꾸고 조선의 선각자가 되고 싶어 하는 김연실은 김동인의 소설에서는 몰지각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알고,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실행해 나가는 점은 뛰어나지만 결정적으로 선각자가 될 것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깊은 사고를 하지 못한다. 사고보다는 신념이 앞서 상식에서 벗어나는 사고와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선각자이고 지식인이 되려면 신념에 앞서 사상에 .. 2022. 9. 11.
가즈오 이시구로 클라라와 태양을 읽고 문학을 읽는 시간 며칠 사이 몇 권의 소설을 읽었다. 문학 책을 읽을 시간이 이렇게 많았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그간 주식 관련 책과 유튜브를 보느라 문학 도서 읽기에 소홀했던 생각이 났다. (어리석은 일임을 알지만) 주식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나 역시 관심이 급격하게 줄더라. 아마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부분의 개미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클라라와 태양을 읽게 된 계기 아마 잡지였을 것이다.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던 차에 흥미롭게 '클라라와 태양'을 소개해 놓은 글이 있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마침 이 책 직전에 읽은 김영하 작가의 신작 '작별인사' 가 AI에 대한 내용이기도 하고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작별인사'를 .. 2022. 7. 28.
김혼비 산문집 다정소감 리뷰, 읽는 재미가 넘쳤던 에세이! 처음 읽는 김혼비 작가의 책 김혼비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본다.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라는 책이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아니 인터넷을 통해 보기도 했고, 아무튼 시리즈 중 하나인 '아무튼, 술'에 대한 호평을 읽은 적이 있다. 마침 도서관에 갔다가 신간에 '다정소감'이 있어서 망설이지 않고 대여했다. 잘 모르니 기대는 없었다만, 매우 재미있는 김혼비 작가에 대해서 잘 몰랐다. 혼비라는 이름이 특이한 이름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맙소사 '혼비'라는 필명은 영화 '어바웃 어 보이'의 원작자이며 추구를 사랑해서 '피버피치'라는 책을 쓴 영국의 작가 '닉혼비'로부터 온 것이었다고 한다. 김솔통 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작가 김솔통이라는 기억 속의 제품을 환기시키면서 저자는 '김솔통 같은 글을 쓰.. 2022. 4. 3.
은희경의 '장미의 이름은 장미' 감상 코로나가 만들어준 독서시간 아들이 코로나에 확진되고, 며칠 뒤 나도 확진되었다.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을 수 없어서 솔선수범하는 아빠가 되고싶어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댔다. 확진 판정을 받기 직전 잽싸게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쌓아두었고, 구매해둔 책 중 읽지 않은 책은 넘쳐나니 ㅎ 예상외로 첫번째로 다 읽은 책은 은희경의 ‘장미의 이름은 장미’였다.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순식간에 한 작품을 다 읽어 버렸다. 다른 작품들도 워낙 재미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은희경 '장미의 이름은 장미' 꾸준하게 은희경의 책을 읽어오지 않았지만, 그 동안 읽어온 은희경의 작품들은 보이지 않는 너머의 불편함을 기막히게 지적해 내었다. 미처 몰랐던 것도 '아 그랬지.' 하는 생각이 들.. 2022. 3. 25.
홍정욱 에세이 50 홍정욱의 세번째 에세이 소설도 좋아하지만 에세이를 더 즐겨읽는 편. 홍정욱의 첫번째 책인 7막7장은 학창시절에도 두어번 읽었던 것 같고 (왜지? ㅎ) 7막7장 그 이후의 이야기도 본 것 같고, 이제 세번째 에세이 50을 읽었다. 읽은지는 2개월 정도 되었다. 어린 시절 내 또래라면 많은 이들에게 꿈을 심어준 7막 7장이라는 책. 아직도 그 삼성출판사에서 발간된 책의 디자인이 머릿 속에 있다. 잘 생긴 젊은 청년이 표지에 등장하는 ... 홍정욱의 50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좀 별로였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나잘난'씨의 느낌이랄까. 책을 읽어보니 다소 독단적인 성격이 그의 자녀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가 되지 않았나 싶다.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예상외로 꽤나 가벼운 책이라고 느꼈다. 젊었던 시절에 발.. 2021. 7. 17.
돈의 심리학 요약 :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 모건 하우절 (1) 돈의 심리학을 읽게 된 계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서 사소한 뉴스나 정보를 많이 접하는 편인데, 광고가 아닌 실제 책을 읽은 사람들로부터 내용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매하여 읽어 보게 되었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하지만 한 번쯤은 읽어볼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분량이 적지는 않지만 어렵지 않아 쉽게 읽을 수 있다. 돈의 심리학 저자 모건 하우절 (Morgan Housel) 소개 돈의 심리학 저자인 모건 하우절은 월스트리트 저널 출신으로 현재는 미국 경제 매거진인 모틀리풀 (The Motley Fool) 칼럼니스트로 일하고 있다. 벤처 캐피털 콜라보레이티브 펀드의 파트너로도 일하고 있다. 뉴역 타임즈의 시드상을 두차례 수상하고, 비즈니스 및 금융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기자가 받는 제럴드.. 2021. 3. 21.
독서감상문, 최용범,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줄거리 요약 1. 들어가며 강준만 교수가 쓴 을 읽고, 다음과 같이 쓴 적이 있다. 역사적 진실이 이렇게 흥미진진한 것이었던가? 나는 왜 서른을 몇 년 앞두지 않은 지금에서야 이러한 사실을 알아야 하는가. 그리고 왜 진작에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는가. 비교적 충실하게 대학교육까지 받고 있다고 자부해왔는데 그러한 나의 믿음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던 것임을 깨달았다. 우리나라 공교육에 대한 배신감까지 든다고 할까? 그리고 전라도 출신이 아닌 사람들의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반감이 어디서부터 극렬해진 건지 명백하게 깨닫게 된 지금, 나는 더 이상 ‘전라도 사람’에 대한 편견에 동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왜 그들이 선거 때마다 신군부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정당에 표를 줄 수 없었는지, 한층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들을 바.. 2021. 1. 26.
경영서적 <1등의 기술> 독후감 및 줄거리 요약 1. 들어가며 ‘세계 최고의 석학이 들려주는 1등의 기술’이라는 책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1등의 기술’이라는 말이 유치하기는 하지만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드는 생각은 1등의 기술에는 학력고사나 수능 만점자들이 그랬듯 특별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책에 있는 내용도 사실 어디선가 한 두 번쯤 보았던 내용들이어서 새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다만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요즘 그 정보를 추려 재가공하는 것도 하나의 재주가 될 수 있겠다 싶어 저자와 출판사의 기획의도 혹은 상술에 고개를 끄덕여 보았을 뿐이다. 새로운 것이 없어서 좀 실망스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책 내용 전체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히 내가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 2021. 1. 24.
음식에 대한 생각 제인구달, <희망의 밥상> 독후감, 줄거리 1. 들어가며 우리는 지구에 인간이 나타난 이래 물질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각종 산업 기술 발달은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다 주었고, 예전에 비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것을 더 많이, 더 쉽게, 더 빠르게 획득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자연의 자정 능력을 무시한 채 인공적으로 -인간의 편의만을 위해- 행해지면서 우리에게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먹는 농수산품은 각종 농약과 항생제에 찌들었으며, 육류는 건강하게 자란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많은 양의 고기를 얻기 위해 움직이지도 못한 채 고통스럽게 사육된 것이다.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사람들은 건강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웰빙(well-being)이 하나의 생활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 2021. 1. 23.
하인리히 에두아르트 야콥의 <커피의 역사> 독후감 및 줄거리 요약 1. 들어가며 어린 시절부터 커피를 마시면 두뇌 회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를 믿고, 대학교 입학 때까지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술보다도 뜸하게 마시던 커피는 담배처럼 나와 맞지 않는 기호식품이었다. 그런 내가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부터였다.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마키아또 등 처음 듣는 커피부터 카푸치노, 카페라떼 등 익숙한 커피까지 그 제조 과정을 옆에서 보고 그 커피들을 서빙하며 간혹 맛도 보면서 커피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또 99년 당시 스타벅스가 우리나라에 1호점을 개설하면서 일었던 에스프레소식 커피의 붐도 관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러한 연유로 커피에 대해 관심이 있었지만 인스턴트 커피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입장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인스턴트 .. 2021. 1. 22.
경영서적 독후감, 조안 마그레타 경영이란 무엇인가, 김영사 1. 들어가며 경영학이라는 학문은 인문학을 전공하고 기업에서 일하게 된 내가 평생을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다. 그 때문이 아니더라도 경영학은 사람에 관한 것이라는 이 책의 주장에 근거해 볼 때 평생을 공부할 가치가 있는 학문이다. 경영이란 혼자 이루기에는 너무 큰 목표나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합심하여 움직이는 것으로,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실증적 학문이다. 경영에 관련된 서적은 정말 많다. 특히 경영전략, 실행에 관한 책은 너무 많아서 서점에 갈 때마다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혼란스러울 지경이다. 다들 이렇게 경영해야 한다, 저렇게 경영해야 한다 말은 많지만 정작 경영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에 시원스럽게 답해주는 책은 찾기 힘들다. 그게 제일 기본인데도 말이다. 는 조절 가능한.. 2021. 1. 22.
은희경, 단편소설집 <타인에게 말걸기 >중 '특별하고도 위대한 연인' 독후감 "We're Just Ordinary People" - 제목은 John Legend 'Ordinary People' 가사에서 착안 - 낭만적 사랑의 시작과 과정, 결말을 재기넘치는 문체와 날카로운 분석을 통해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알랭 드 보통의 , 등의 소설과 닮아있다. 그의 소설이 사랑이라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재구성하려는데 반해, 은희경의 이 작품은 사랑의 재구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존재하는 모든 특별하고도 위대한 연인들’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 이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과연 특별하고도 위대한 연인이라는 것이 의미가 있는 말일까. 특별하지도, 위대하지도 않은 연인이 있을 수 있나?’ 하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을 할 때, 오직 자신의 사랑만이 특별하고 .. 2021.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