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날씨34

영화 내 청춘에게 고함 (김영남 감독, 2006) 여 : 여기 있는, 우리가 술마시는 이 곳의 공기를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남 : (생각하다가) 까스? 여 : (고개를 저으며) 으응. 러.브. 이리 와봐요. 남 : (가까이 다가가며) 이렇게? 여 : 더. .... (키스한다) 위의 사진은 이 대화를 찍는 씬에서 가져온 것 같은데, 영화와 다르게 심각하게 나왔다. 영화는 세 가지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두, 세번째 에피소드가 특히 재미있었다. 빛나는 대사들이 많은 영화였다. 김병장(김태우)이 돈을 갚지 않는 친구를 우연히 예식장에서 만나자 하는 말 "내가 널 지켜보고 있어." 지원(유하진)이 김병장에게 하는 말 "잠시 내 일상으로 들어올래요? 그럼 나도 잠깐 당신 일상으로 들어갈게요."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파업을 하는 동료들을 바라보며 근우(.. 2020. 6. 9.
폴라로이드 작동법 (김종관X정유미) - 필름은 샀니? - 네 - 필름 비싸지? - 네 - 사실 카메란 얼마 안하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지. 아참, 이거 한 장에 얼마씩 받는다고 했지? - 네. - 아니 이 사진 찍어주고 얼마씩 받냐고. - 3000원이요 *** 첫사랑의 떨림을 정유미는 눈으로 고스란히 말한다 2006.09.13 01:18 전체공개 2020. 6. 9.
영화 질투는 나의 힘 2006.08.30 00:28 전체공개 "사랑하니까 괜찮아." 한 달 동안 종각의 학원에 다니면서, 지하철 역의 모니터에서 나오는 광고를 거의 매일 보았다. 임현정의 '사랑의 향기는 설레임을 타고 온다.'가 흘러나오고 소년의 목소리로 대책없이 외치는 지현우의 "사랑하니까 괜찮아." 정제되지 않은 목소리는 꽤나 호소력있게 들린다. 사랑하니까 괜찮아를 풀어보면 '너는 곧 죽지만 짧은 시간만이라도 사랑할 수 있으니까 괜찮아.' 가 되겠지. 하지만 오뎅을 먹는 혜옥의 표정에는 '사랑하니까 괜찮아'보다 '사랑하면 괜찮아.'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원상(박해일)이 혜옥(서영희)이랑 왜 잤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 일 이후로 혜옥은 둘만의 미래를 꿈꾸고, 전보다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원상에게 사랑을 표현한다. 원.. 2020. 6. 9.
정리 살면서 정리하고 싶은 수업을 들은 적이 얼마나...아니 있긴 있었나. 시험을 위해 꾸역꾸역 집어 넣고 그것을 다시 게워내기 바빴는데, 정말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해주는 선생님 몇 분을 만나서 좋았던 한 학기였다. 현대문학사 시간에 (비록 매시간 힘없이 고개를 떨구어야 했지만) 노트와 수첩에 수업 내용과는 별개로 적어놓았던 것을 정리해 본다. 문학은 '균열의 묘사'이다. 못 견딜 만한 상처,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 내서 쓰는 것이 작가가 하는 일이다. 어떻게 쓰느냐는 기성작가들에게 무엇을 쓰느냐는 젊은 작가들에게 배워햐 한다. 고도로 집중된 상태에서 일하지 않는, 부지런하지 않는 상태라야만 문학이 만들어질 수 있다. 문학공부는 손으로 하는 공부다. 좋은 시가 있으면 읽다가 옮겨도 보고, 소설은 시점을 바.. 2020. 6. 4.
하나의 성취 2007.12.26 00:36 전체공개 "본면접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문학회 송년회에 가기 1시간 전, 컴퓨터를 하다가 졸려서 방바닥에 누웠다. 시간을 맞추려고 핸드폰의 알람설정 버튼을 꾹꾹 누르는 순간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는 표시가 눈에 띄었다. 아무 생각없이 문자를 확인한 순간! 졸음은 달아났고, 혼자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이 소식에 가장 기뻐할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너무나 길었던 과정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실질적인 구직활동은 4학년 2학기가 시작되는 지난 9월부터지만,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는 20대 초반은 물론 고등학교 때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걱정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고민했기에 - 노력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할 자신이 없다 - 그러한 고민이 끝나고.. 2020. 6. 4.
Brooks was here 2009.02.10 22:34 전체공개 여기 브룩스가 있었다. 영화 을 본 사람이라면 기억하는 대사일 겁니다. 어제 TV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쇼생크 탈출을 보았습니다. 괜찮은 영화, 평점 높은 영화, 감동적인 영화라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한 번 봐야하는데...하고 생각했었는데 영화가 시작되는 부분이어서 마음먹고 봤습니다. 어째 내용이 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ㅎ 똑똑한 사람의 탈출기... 영화 중 "Brooks was here." 를 벽에 새긴 후 세상을 등진 배우가 있었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오늘 낮, 운전을 하다가 게다가 평소에는 잘 듣지 않는 SBS FM을 듣다가 영화 의 브룩스 역을 맡았던, 제임스 휘트모어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제 그 영화를 보지않았더라면, 저는 제.. 2020. 6. 4.
집에서 본 하늘 싸이월드 기록 2007.01.01 10:22 전체공개 서울로 올라오기 전 10년을 넘게 살던 곳 그 때는 저 산자락의 운해가 아름다운지 몰랐지. 문득 그리운 공기들 2020. 6. 4.
싸이월드 방문 수 2009.11.17 00:02 전체공개 우연히 보게 된 방문 횟수. 요즘엔 일주일에 두어 번 들어오게 되는데, 6년동안 하루 두 번 방문이라니, 정말 한 때 미친 듯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이. ㅎ 2003년 중반까지는 군대에 있었는데. 훗. 잘 간다. 시간. 어디갔니? 나의 20대. 2020. 6. 4.
7번 버스를 기다리다가 퇴근 무렵 눈이 내렸다 한 달 내내 식당에서 뚝배기를 씻어 통장에 수십만 원이 들어왔다 집 나서기 전 안쳐놓은 밥과 김장 김치를 생각하며, 다른 날 같았으면 지나쳤을 분식집 앞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어서오세요 어색하게 가게 아주머니의 인사를 받고 이천 원 하는 참치김밥과 천 원 하는 그냥 김밥을 두고 고민하다가 천 원짜리 한 장 내고 나설 수 없어 참치김밥 하나요 찰진 쌀 위에 엉겨 붙은 참치처럼 눈은 길 위에 쌓였다 타고 갈 버스도 더디 올 것이고 집까지 가는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파 몇 조각 떠 있는 된장 국물 삼키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7번 버스 한대가 사람들 태우고 떠난다 기다려야 하는 이십분과 김밥 한 줄 이천 원은 사치라는 생각에 목이 막혔다 김밥 맛 잊을세라 물 한 모금 삼켰다 20.. 2020. 6. 4.
그 시절 우리들이 사랑했던 싸이월드 (싸이월드 폐업, 쵸재깅) 잘 되던 싸이월드 로그인이 안된지 수개월, 지난 글과 사진이 많이 있지만 '뭐 그렇게까지' 찾고 싶었던 추억들은 없었나 보다. '안되면 말고.' 하는 기분으로 방치했다. 어제, 오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싸이월드의 소식은... 폐업이다. 뉴스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5월 26일자로 폐업 처리되었다고 한다. 다만 자진 폐업이 아니고 관할 세무서장의 직권으로 사업자 등록을 말소 시킨 것이라고. 계속된 경영난과 입급 체납과 더불어 세금 체납도 있었나 보다. 송파구 방이동 싸이월드 본사에는 지난 몇개월 간 직원이 출입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만 남았을 뿐. 현재 싸이월드 홈페이지 메인화면이다. 메인화면은 뜨지만 로그인은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고. (내 계정이 잠겨 있으니 확인할 방법이 없다. cyworld.co.. 2020. 6. 4.
오늘은 제40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 학창시절 아무도 내게 가르쳐 주지 않았던, 그래서 이러한 일이 있는지도 몰랐던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이다. 이 비극을 군 제대하고, 책을 읽다 우연히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그 때 당시에는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구석기 시대, 신석기 시대에 사용하던 그릇 무늬까지 자세히 외우라고 하면서, 왜 우리나라 근현대사는 학기말 고작 몇 페이지로 요약해서 가르치는 것이 전부였는지 이해하게 되었던 그 때... 여전히 진실은 밝혀지지 않은 채 40년이 지났다. 하루 빨리 진실이 밝혀지고 여전히 생존해 있는 관련자들을 단죄하기를... 2년 전, 유가족을 위로하는 대통령, 그리고 오늘의 기념사를 보면 그래도 희망이 보인다. youtu.be/ZqyvpeeRO2Q 문재인 대통령 제40주년 5. 18 민주화 운동 기념사.. 2020. 5. 18.
<싱글벙글쇼>의 강석, 김혜영 DJ를 보내며 우연히 기사를 통해 라디오 프로그램 MBC 표준 FM DJ가 교체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왠지 모르게 아쉬운 기분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단 한번도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주파수를 맞춰 본 적은 없다. 그렇지만 그들의 음성은 정말 많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등교하기 전까지 늘 라디오가 켜져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했고, 하교 후 밝은 대낮 집안의 풍경에는 늘 라디오 DJ의 음성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의 강석, 김혜영이었다. '계세요~ 똘이엄마.'로 기억되는 김혜영씨의 활기찬 음성, 능글맞고 천연덕스러운 강석씨의 진행을 들으며, 어린 나이지만 세상 살이라는 것이 단순하지만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기사를 읽어 보니 강석씨가 30대에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이제 나이가.. 2020.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