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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and Only

발톱을 깎으며

by 팬시남 2020. 3. 24.

식구들 모두 잠든 밤

도둑처럼 손톱깎이를 찾아 

발톱을 깎는다. 

 

째깍째깍 소리에 

백일된 둘째 아이 깰까

소리를 죽인다.

 

식탁의자에 급하게 벗어 놓은 

내 옷가지가 지쳐 있다. 

첫째가 벗어 놓은 

옷이 바닥에 널려 있다. 

 

안고 어루만진 아이의 감촉이 그립다.

 

함께 보낸 시간이 있어야 

혼자 있는 시간이 좋은 것 

 

새벽에 집을 나가

가족들과 한마디 못나눈 

가장의 늦은 퇴근은 이리도 적막하다. 

 

 

 


2015년 11월 17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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