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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중음악사

아카시아 아가씨

by 팬시남 2020. 6. 4.

집으로 들어오다가 진한 아카시아 냄새를 맡았다.
오늘 아침 도서관에 일하러 가는 길에, 계단에 떨어진 아카시아 꽃잎을 보고  ‘왜 진한 냄새가 나지 않을까.’ 하며 서운해 했는데,  밤이 되니 서늘한 바람에 실려 공기는 온통 아카시아 향이다.  샤워를 하려고 방문을 열고 나왔는데도 진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아카시아 냄새. 아카시아 향기.
아카시아 향기는 ‘그윽한’이라는 수식어보다 ‘진한’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린다.
적당히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향이 프리지아의 향기라면
아카시아의 향기는 그것을 넘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 같다.
(향기를 아는 꽃이 두 종류 뿐이다.)
아카시아의 향기 같은 매력을 가진 여자를 상상해 본 적이 있다.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여자.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향기를 지녔는지 모르는 여자.
누가 자신에게 빠졌는지도 모르는 여자.
오직 매력만을 지닌 여자.
 
빛과 소금 4집 중에 <아카시아 아가씨>라는 노래가 있는데(CM송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원곡은 그것과는 좀 다르다.) 

가사를 쓴 장기호 씨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을까.
 
 

2006.05.19 02:00 전체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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