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길, 지하철에서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듣다가 눈물을 왈칵 쏟을 뻔했다.
어렸을 적 택시기사셨던 아버지의 모습도 생각나고, 새벽에 일어나시거나 들어오셔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토스트를 드시던 모습도 생각나고, 잠결에 그 모습을 멀뚱멀뚱 보던 기억이 노래듣는 와중에 뮤직비디오처럼 떠올랐기 때문이다.
점심드시러 오셔서 같은 일을 하던 누구를 봤네. 어떤 일이 있었네 하며 어머니와 이야기나누시던 모습도 생각나고,
단칸방에 네 식구가 모여 살 때 아랫목에 있었던 따뜻한 밥이 담긴 달그락 거리던 밥그릇도 생각났다.
넉넉하지 않았지만 구김살 없이 살 수 있었던 건 그 시간들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충실하셨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문득 내가 이 노래를 듣고 이렇게 감정이 흔들리는 건 내 무의식 저편에 따뜻한 아버지의 애정과 표현을 그리워 하는 마음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두렵기도 하다.
'나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또 눈에 눈물이 고인다.
2014년 9월 말, 끄적였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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