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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중음악사

Hero was here

by 팬시남 2020. 3. 9.

출근 길에 그의 부고를 인터넷 뉴스를 통해 알게 되었다.

연예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것도, 누군가의 팬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있었던 사람도 그가 처음이었다.

그의 죽음에 이렇게 슬퍼지는  단순히 그를 뮤지션으로서 좋아하기 때문은 아닌  같다.

 

 나와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  그를 좋아했던 많은 이들이 그렇겠지만 사춘기 시절,

그의 음악은 미래에 대해 그리고 삶의 이유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던

나의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보기 드문 존재였다.

 

 '매니 가이즈 얼웨이즈 텔링  라이' 한글로 받아써서 따라 불렀고,  

<50 후의  모습> 들으며 와닿지도 않는'노후연금, 사회보장 아마 변할 수도 있겠지만' 구절을 흥얼거리기도 했고,

장엄하게 시작되는 < 위에서> 전주를 들으며 정체 모를 외로움에 당혹스러워 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은 힘이 들어간  같은 <불멸에 관하여>  때는 그렇게 좋았다. '사라져 가야한다면 사라질 ....'

'외로움이 당신에게 속삭일   이상 피하거나 두려워하지 말자.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죽는 날까지 헤어질  없는 친구일 뿐이다.'라고 했던

<외로움의 거리>에서 그가 했던 나레이션도  때는 평생 가슴속에 담고 살아야할 경구처럼 느껴졌다.

<아버지와 > 빼놓을  없다. '내가 올려다본 그의 어깨는 까마득한 산처럼 높았다.' 시작하는  나레이션을

이제 어느 뮤지션이   있을까.

 

 그렇게 좋아하던 그였는데 공부한다고, 사랑한다고, 돈번다고 조금씩 그의 음악과는 거리를 두며 살게 되었다.

그가 음악에서 했던 이야기들은 어느 매체를 통해서나 언제든지 접할  있었던 이야기들이었고,

사실 나에게 그의 음악보다는 김현철이나 유희열의 음악이  맞았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서 가끔 그를 보며 ' 말잘한다.' '많이 상하셨네.'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응원했는데 이별의 시간이 이렇게 빨리 올줄은 몰랐다.

이럴  알았으면 공연이라도   가볼걸.

언제나 후회는 이렇게 덧없이 찾아온다.

 

 20대초 누군가를 떠나보내면서 무언가를 쓰지 않으면 견디지 못할  같은 마음이 든적이 있었는데

오늘도  마음 그대로다. 이렇게 그에 대한 나의 기억을 나열하면서 그가 떠났음을 상기해본다.

그에게 많은 빚을 졌다. 아마 그의 죽음에 슬퍼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이제 그를 보내야 한다.

 

잘가요.   시절의 영웅.

 

 

그는 갔지만 아마  그를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가끔씩 그를 떠올리며 생각할 것이다. 

 

Hero is here.

 

*제목은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나온 'Brooks was here' 인용

 

2014년 10월 28일

 

 

신해철 2집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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