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
정부의 초강력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울의 아파트 값은 오르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은 더 좋은 곳으로 이주를 꿈꾸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언제 사면 좋을지, 내가 이 상승장에서 상투를 잡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많다. 나 역시 같은 처지이다. 지금은 수도권을 떠나와 한적한 곳에서 살고 있지만 3년 후면 다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어느 곳에 터를 잡아야할지 고민이 많다.
다주택자 규제 (양도세율 및 취득세 인상)로 부동산 시장의 투자 분위기는 거의 가라 앉은 느낌이다. 2~3년 전의 뜨거운 분위기와는 사뭇다르다. 대신 연초부터 코스피 지수 3,000을 훌쩍 뛰어넘으며 불타오르는 주식시장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위기는 다시 찾아온다, 조정이 예상된다, 는 말이 조금씩 나오기도 한다. 1월 초의 뜨거운 분위기에서 다소 가라앉은 2월말 우연히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강승우 (삼토시)의 '앞으로 5년, 집을 사고 팔 타이밍은 정해져 있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제목부터 상당히 선동적이다.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서 인터넷 서점에 나와 있는 내용을 훑어보고, 전자책으로 구매해서 하루만에 읽어버렸다. 상당히 많은 데이터를 활용해서 주장을 펼치는데, 그 스토리가 전혀 현실성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저자의 전작을 읽어 본 기억이 있다.
'서울 아파트 마지막 기회가 온다' 라는 책이었다. 금전적인 이유로 그 마지막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새 책에서 저자는 마지막 남은 기회가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 강승우(삼토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활동하는 붇옹산스터디의 네임드, 삼토시로 활동하고 있는 강승우 작가는 부동산 전문가이기도 하지만 평범한 회사원이기도 하다. 붇옹산 스터디에서 '서울 아파트 시장의 중장기 전망'이라는 글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서 이미 4권의 책을 출간하였다.
직방TV에서도 '빅데이터의 신'이라는 코너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가 책에서 추천한 아파트 단지는 1년간 평균 27%가 상승했다고. (2019~2020년 서울 평균 상승률은 19%였다)
국내 부동산 전문가 중 데이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문가로 많이 알려져 있다. 출간한 책으로는 '지금 서울에 집사도 될까요?' (2018), '서울 아파트 마지막 기회가 온다' (2018), '서울아파트 상승의 끝은 어디인가?'(2019) 가 있다.
앞으로 5년, 집을 사고 팔 타이밍은 정해져 있다, 의 주장
사실 목차만 보아도 이 책과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쉽게 알수 있다. 그러나 그 주장의 디테일을 확인하기 위해 책을 구매하여 읽었다. 내용도 어렵지 않게 기술되었기 때문에 하루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서울의 아파트 값이 여전히 상승하고 있지만 상승의 고점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모두가 잘 알다시피 정부의 규제책으로 서울에 살고자 하는 사람은 많은데, 괜찮은 아파트를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가 많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규제가 계속되고 물량이 줄어드니, 품귀 현상으로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다. 또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전세 대출 형태로 부동산 시장에 투입되었다. 역대 최저금리와 이에 따른 부채 상환 부담 감소로 당분간 서울의 집값은 계속해서 오를 전망이다. 소득 대비 역대 최고를 갱신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인허가 물량 추이를 살펴보아도 2017년의 인허가 물량이 가장 많아(재건축 단지에 대한 초과 이익 환수제를 적용 받지 않기 위해 급히 인허가 신청), 서울 입주 물량은 2023~24년에 급증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이후 공급 부족은 점차적으로 심화될 것이며, 이는 서울 부동산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다.
과거 매매가와 전세가격의 갭이 커진 시기인 시점의 매매지수 (매매지수가 전세지수의 1.64배)를 고점으로 가정하면 서울아파트는 매매지수가 1.64배 내외가 되었을 때 고점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는데, 2020년 3분기 무렵은 약 1.2배이다. 아직 갈길이 남았음을 의미한다.
주택구입부담지수 (한국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에서 발표) 도 2020년 2분기 142.8로 최근 16년 평균인 119.9를 초과, 전고점인 164.8 까지 아직 갈길이 있다. 버블에 다가가고 있긴 하지만 아직 정점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높은 전세가와 저금리 때문에 버블의 최정점에 이르고 있지는 않고 있지만 2021년의 입주 물량 급감은 이를 최고조로 끌어 올리게 된다. 여기에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시장의 유동성도 힘을 더할 것이다.
상승은 2021년까지 지속되지만, 그 이후는?
저자는 2021년에도 서울의 아파트는 급등할 것이라 전망한다. 하지만 2023~2024년부터는 정점을 찍고 중장기 하락장에 돌입할 것이라 예상한다. 2017년의 7만5천건에 가까운 인허가 물량이 둔촌주공, 개포주공1단지, 4단지, 신반포3차,경남 아파트, 진주아파트, 미성크로바 등의 입주가 이 시기에 예상된다.
또한 저자가 이전 책에서부터 주장한 서울, 경기 10~11년차 부부 감소도 이에 한몫한다. 신혼부부에서 자녀 교육을 신경쓰기 시작하게 되는 학령기 자녀를 둔 부부의 감소가 수요 감소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들이 2024년부터 큰 폭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세번째로 GTX 개통이다. 아직 언제 개통이 된다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2024~2025년이 유력한 상황이다. 게다가 2015년부터 등록된 임대주택 물량은 대략 2023년부터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다. 이 물량은 2026년까지 계속해서 시장에 쏟아질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3기 신도시의 입주 시작이다. 1기 신도시 입주 시 서울 시장은 5년간 조정을 거쳤고, 2기 신도시인 광교와 판교 입주 시점에도 서울 아파트 시장은 조정장이었다. 3기 신도시 역시 서울 아파트 값에 동일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전의 신도시들이 지구 지정 후 7~8년만에 입주를 한 것을 미루어 짐작할 때 3기 신도시는 26~27년을 전후로 입주가 시작될 것이다.
또한 PIR(Price to income ratio : 수입 대비 집값)도 2020년 11.4에 이르러 전고점 2009년 8.7보다 한참위에 있다. 이미 과도한 수치인 것이다.
광역시의 투자 매력에 주목하자
저자는 서울 이외의 대안 투자처로 6대 광역시에 주목한다. 매매가가 서울에 비해 저평가 되어 있고, 서울의 집값이 상승하여 매매가격 괴리가 현재보다 커질 경우 광역시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역 총생산 (GRDP : 일정기간 동안 지역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 가치의 합) 수치를 보아도 서울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KB가 발행한 한국 부자연구보고서를 살펴보았을 때, 부산과 인천의 10억 이상 금융 자산 보유자의 증가를 파악할 수 있다.
경기도는 기본적으로 서울과 함께 움직이는 시장이고, 향후 경기도의 물량 부담은 전국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서울의 대안 투자처가 되기 어렵다. 광역시는 매매지수가 전세지수가 함께 움직이는 시장이기에, 전세가에 영향을 많이 주는 입주 물량 분석이 향후 장세 전망에 큰 도움이 된다. 이를 감안할 때 향후 많지 않은 공급 물량과 최저점 수준인 주택 구입 부담 지수를 지닌 부산의 아파트가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판단한다. 즉 2023년 전후 서울 부동산 매도 이후 진입을 고려해 볼만한 지역이 부산이라는 것이다.
서울은 2026년 이후 심각한 공급 절벽이 시작된다
2020년대 후반, 서울 정비 사업 규제의 여파는 심각해진다. 2030년에는 준공된지 30년이 넘은 서울 아파트는 56%에 달한다. 더 이상 재건축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1기 신도시 또한 같은 상황으로 대규모 멸실이 예상된다. 높은 전세가율의 1기 신도시 멸실은 당연히 주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의 장기하락이 5년이상 지속된 적이 없는 점, 그리고 서울의 공급절벽이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2028년 경에는 서울의 상승 시작이 예상된다. 2027년은 대선도 있기에 부동산 부양책 또한 제시될 것이다. 서울 부동산의 상승 흐름은 1년에 그친 적이 없기 때문에 방향이 틀어지면 진입해도 되는 것이다.
그 외 정보
위에 정리한 정보 외에는 저자가 판단하는 유망 지역의 아파트 단지를 제시했다. (서울권에 대한 정보와 저자가 추천한 포스트 서울의 투자처인 부산에 대한 정보가 상당량 할애되어 있다) 자에 참고할만 했다. 대체로 자기가 거주하거나 일하지 않는 지역은 모르기 마련이니...
책을 읽고 나서
이 곳에서의 생활이 길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향후, 서울 어느 곳에 자리를 잡을지 많이 고민이 된다. 저자의 말을 곧이 따를 필요는 없겠지만 그 논리에 큰 흠결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장의 변화를 계속 관찰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일 저자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할 경우, 나는 그의 주장대로 과감하게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언제나 투자는 어렵지만, 과감한 결정이 큰 수익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 투자의 경험이 적지만 그래도 큰 실패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계속해서 시장과 주변에 대한 관심을 꺼두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래 저자의 블로그도 찾았으니 틈틈히 정보를 업데이트 해 나가며 공부해야겠다.
흥미로운 독서 경험이었다.
※ 참고 : 저자 강승우 (삼토시)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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