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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타카히로 키노시타의 유니클로 '라이프웨어 매거진'을 만들다

by 팬시남 2020. 3. 17.

 

불매 운동 때문에 유니클로를 언급하기는 좀 그렇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유니클로가 만든 매거진이 흥미로워 기록해둔다. 

 

타카히로 키노시타는 일본의 남성 패션,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뽀빠이 <POP EYE> 편집장으로 오래 일하며, 뽀빠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그 자신이 하나의 패션 아이콘이 되었다. 남성패션이라는 해시태그에는 아래와 같은 그의 착장샷이 빠지지 않는다. 반발짝 나간 듯, 과하지 않으면서도 은근한 멋이 품어져 나오는 그의 스타일은 많은 남자들이 동경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했다면 1백만 팔로워는 거뜬하지 않았을까 ㅎ)

 

이런 그가 2018년 5월 유니클로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그의 부임 이후와 이전의 유니클로 디자인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라이프 웨어 매거진(Lifewear magazine)'이라는 온, 오프라인 매거진을 1년에 두번 발간한다는 것이다.

 

가락이라는 우리나라 말을 들어 본적이 있을 것이다.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의 정의는 '오랜 경험을 통해 몸에  재주나 솜씨'이다. 그가 뽀빠이 매거진에서 '놀던 가락'을 유니클로에서 풀어 놓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읽어 본, 라이프 웨어 매거진은 유니클로의 옷과는 다소 다르다. 유니클로의 옷을 샀던(과거형이다) 이유는 저렴하기한 이유도 있지만 라벨이 없음이 주는 편안함 때문이었다. 브랜드가 드러나지 않는 무색, 무취의 옷이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나 부담없이 입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라이프웨어 매거진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이러한 컨텐츠로 인해 유니클로가 색깔을 낼 수 있는 브랜드가 될 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세계 여러 도시의 개성 넘치는 젊은이들, 예술가 등을 만나며 그들의 생각을 풀어내고, 그들이 자연스럽게 유니클로의 옷을 걸치고 사진을 찍는다. 패션 브랜드의 화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라이프웨어'라는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이 만들어진다. 

 

아래는 온라인 매거진의 인트로덕션 페이지. 

'What is Life wear?' 라는 질문에 유니클로는 뒤이은 화보와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할 것이다. 

"It is UNIQLO." 라고. 

 

유니클로 라이프웨어 매거진

 

온라인 매거진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도시의 사람들, 그들이 입고 있는 유니클로와 건강한 가치들 

그리고 이미 다음 호의 목차들도 준비되어 있다. 

온라인 매거진의 index

 

 

라이프 웨어 매거진 중 일부 

매력적인 인물의 인터뷰, (아마도) 그리 크지 않은 비용으로 유니클로는 모델들을 사용하고, 그들의 컬러를 무채색의 유니클로 옷에 입힌다. 

 

유니클로의 이러한 시도가 전에는 없던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단기 프로젝트로 이러한 컨텐츠를 발행한 브랜드들은 많다. 문제는 지속가능성이 아닐까.

 

현 시점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하지 않는 이유는 역시, 타카히로 키노시타 때문이다. 뽀빠이 편집장으로 잡지, 출판이라는 영역을 넘어 그 만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한 그가 유니클로에 있으면서 어떤 메시지들을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던질지 궁금해진다. 지금까지의 무채색 유니클로가 아닌 '인간과 철학'이 담긴 유니클로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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