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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내가 사랑했던 G-Shock에 대하여

by 팬시남 2020. 3. 24.

매거진B G-SHOCK

스물 둘, 자대 배치 받은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이병의 손목을 떠난,

선물로 받은 G-Shock 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는 슬픈 사연.

세안 후 바로 로션을 바르지 않을 때,

가장 크게 피부 손상이 일어난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를 듣고,

로션을 바르는데 정신이 팔려 풀어 놓았던 시계를 세면장에 두고 왔다.


시계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세면장으로 뛰어 갔을 때는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분명 부대 안의 누군가가 가져갔을 텐데...

살면서 소유했던 가장 럭셔리한 시계가 허무하게 떠나니 속이 많이 쓰렸다.

(피부 손상을 이야기 했던 친동생이 야속했고, 고참으로 추정되는 시계 도둑이 미웠다.)

 

입대는 너무 싫었으나, 손목에 두른 빛나는 푸른 시계 만큼은 너무 좋아 히죽 웃음을 지었었다.

평생 무언가를 잃어버린 적이 없었는데 하필 예외의 경우가 이 상황에 생기다니...나는 나를 얼마나 자책했던가. 

 

"남대문에 가면 디자인은 똑같은데, 엄청싸게 파는 것이 있어."

속상함은 매 한가지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나에게 시계를 선물해준 이가 말했다. 

염치도 없이 함께 남대문을 시계를 보러 갔지만, 조악한 디자인의 시계들이 눈에 들어올리 없었다. 

 

 

이제는 뭐, 지샥을 구매하는 것이 금전적으로 큰 부담은 아닌 나이가 되었지만 또 막상 사려면 ‘굳이’하는 생각이
그래도 여전히 G-Shock은 지난 날의 속쓰림을 달래기 위해서, 하나 쯤은 들이고 싶은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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