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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국내여행

진정이 주는 감동 '파주 김동수씨 작은댁 사랑채'

by 팬시남 2020. 3. 25.

 

 

아직 여름의 기운이 가시지 않은 파주 출판도시 
김동수씨 작은댁 사랑채의 전경
방으로 들어가는 문

 

 

 

날씨가 좋았던 여름의 주말 파주 출판 도시에 갔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느끼는 기분좋음은 예상치 못했던 공간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려깊음이다.

그 사려깊음은 아름다움일 수도 있고, 세상과 예술에 대한 진정일 수도 있다.

 

 열화당이라는 출판사를 설립하여 미술과 한국전통문화에 대한 책을 의욕적으로 출간하던 이기웅에게 당시 민속박물관장 김광언이 정읍 김동수 가옥에 대한 책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배산임수 지형의 빼어난 고택에 대한 이야기는 1980년 '정읍 김씨집'이라는 책으로 출간되었고, 그로부터 스무해 지난 1999년 봄 김동수 씨 작은집이 쓰러져 가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당시 출판도시 일로 여념이 없던 이기웅은 우리 고유의 한옥 문화를 간직한 고택을 출판도시로 옮겨와 보존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이미 많이 훼손되어 사랑채, 행랑채, 문간채 중 사랑채만 옮겨 오기로 하고 정기이사회에 사랑채 이건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하였고, 만장일치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허물어 가는 가옥 한 채가 아닌, 무너져가는 우리의 자존을 살려내자는 이기웅의 호소가 통했던 것이다. 출판도시가 출판인의 신뢰와 의리로 건설되고 있었지만 문화적 신념도 함께 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고 이기웅은 적었다.

 

 우리 문화와 예술에 대한 그의 진정을 느끼면서, 출판 도시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은 출판인과 예술인들의

‘문화적 신념’ 덕분이었음을 깨달았다.

선언보다는 꾸준한 행보가 사람을 특정한다고 생각한다.

열화당이 꾸준히 내는 책들을 보며, 은근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서양 건물 사이에 자리잡은 이 한옥의 사연을 접하니 이기웅이라는 예술가의 진정을 느낄 수 있어 참으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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