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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동아서점 아이들 방학 내내 집에만 있는 것 같아, 지난 1월 속초에 갔었다. 중앙시장을 구경하며 잔뜩 먹거리를 사서 숙소로 돌아가던 중, 익숙한 서점을 발견했다. 작은 도시들이 그렇듯, 다니다 보면 ‘어’하고 다음 목적지들이 눈에 띄는데,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다음 날 아침 식사를 하고, 속초 시내로 다시 들어가 동아서점으로 갔다.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는데, 나름 전국구 서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내가 자랐던 강원도 원주 시내에 있던 동아서관과 이름은 비슷하지만 느낌은 사뭇달랐다. 붐비는 도심에서 살짝 비껴난 곳에 있는 것 같았지만 건물 외관 때문인지 그 존재감만은 남달랐다.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 동아서점의 역사와 이야기를 기록한 소품들과 책들을 만날 수 있다.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속초의 문화를 .. 2020. 3. 12.
B급인데 인싸 감성, 홈플러스더클럽 인스타그램 공식계정 블로그 보다 인스타그램을 더 열심히 쳐다보던 나. 우연히 노출된 광고 이미지를 보고 클릭했다. 진지하지만 신선하기 짝이 없는 글들. 인스타그램 담당자의 재량이 엄청 크거나, 윗 사람들이 인스타그램 계정에 대해 신경쓰지 않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이유는 자신을 온전히 개방한 사람의 글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양질의 B급 감성을 지닌 글을 지속적으로 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매일 한 갑의 흰 우유. 그걸 먹는 시간이 언제나 곤욕이었다. 가끔 한-두개씩 껴 있던 초코우유를 차지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날엔 짝꿍 재원이가 내 구원수였다. 두 갑을 연거푸 원샷하고 우유갑을 구기며 “두 개끝!!”이라고 소리치던 재원이. 그 아이에게 난 매일 알림장을 대신.. 2020. 3. 12.
친절 떡볶이 코너 끝에 있는 떡볶이집이었다. 이제는 이름도 가물가물한 그 집. 불친절하지는 않았지만 기억날만큼 친절하지도 않았던, 그렇지만 이름은 ‘친절떡볶이’인 집이었다. ⠀ 이제는 줄서서 먹는다는 김치볶음밥 맛집인 분식집 ‘신혼부부’는 마침 휴무였다. 아쉬운 마음에 돌아서려던 찰나, 단골집이 떠올랐다. ‘그 집 그대로 있을까, 아주머니는 그대로 계실까?’ 모퉁이를 돌아 가게를 살펴 보았다. 여전히 다른 가게들 보다는 앉아 있는 사람이 많았고, 다행히 아주머니는 여전히 일하고 계셨다. 무엇을 살 생각이 없었기에 지나칠 생각으로 둘러보다가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아주머니는 눈이 동그래지면서 알은체를 하셨다. 나도 고개 숙여 인사했다. ⠀ 다른 곳을 둘러보다가 김밥이나 사가자 해서 그곳으로 다시 갔다. “사장님, .. 2020. 3. 12.
펄어비스, 게임소프트웨어 개발 및 퍼블리싱 https://www.wikitree.co.kr/articles/513170 펄어비스, 코로나19 피해 극복 성금 5억원 기부 코로나19 긴급 구호물품, 저소득층 아동 지원 등에 사용 www.wikitree.co.kr 위와 같은 기사를 보고 펄어비스가 어떤 회사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찾아보니 '검은사막'이라는 유명한 게임을 만들어낸 회사군요. 네이버 검색창을 쳐보니, 주가 정보도 함께 뜨네요. 코스닥 4위 연매출 1300억 수준의 견실한 기업입니다. (사실 게임을 하지 않아 몰랐던 회사라, 어떤 회사길래 이러한 기부를 하나, 하는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검은사막이라는 게임은 2014년 출시, 2016년 북미 최대 게임사이트 MMORPG에서 한 해 최고 인기게임 1위를 차지했다군요. 이후 전 세계 150여개국.. 2020. 3. 12.
좋은 날, 새 바람이 오는 그늘 새 바람이 오는 그늘은 90년에 데뷔를 했을 때 자그마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조규찬을 중심으로 20대 초반 3명의 풋풋한 싱어 송라이터가 모여서 만든 이 그룹은 이름만큼이나 상큼한 노래들을 불렀었다. 당시에는 스스로 음악을 만들어 연주하는 20대 초반의 뮤지션이 드물었기 때문에 나이 하나만으로도 주목거리였다. 여러 장르의 음악을 혼합한 스타일의 노래를 만들어 불렀던 그들은 가요계의 새바람 구실을 하였다. 이준의 기타 연주가 감칠맛 나는 연주곡 [프롤로그]로 시작하는 이 음반은 자신들의 그룹 송인 [새 바람이 오는 그늘], 김정렬의 매력적인 작품인 [좋은 날] 등이 실렸다. 한 장의 음반으로 끝난 그룹이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뮤지션들이다.... -sub 1998 9월호에서 발췌- 초등학교 4학년때인 그들.. 2020. 3. 11.
내 소중한 사람에게, 윤종신 이러한 가사와 감성을 가진 노래를 듣다보면 그렇게 달콤하지만은 않았던 지난 시절을 다 지워버리고 정말 새로운 '캠퍼스 러브 스토리'를 다시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작은 탄식(?)을 하게 된다. 동시에 노래부르는 사람 혹은 작사가에 대한 질투심을 느끼며 이런 의심을 해본다. '정말 그들은 자판기 커피에 감춰둔 마음을 담았을까 정말 그들의 그녀는 과분할 정도로 아름다웠으며, 흰종이에 가득 그 사람 이름쓰며 전화했을까,를...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 을 보며, 가끔 015B와 TOY의 음악을 들으며 자란 '우리또래 소년, 소녀들'이 꿈꾸었던 '그 러브 스토리'는 과연 존재했던 것일까. 언제 들어도 무색하지 않은 노래로 사랑을 꿈꾸게 한다는 점에서 - 그것이 과거의 것이든, 현재의 것이든간에 - 몇몇 노래와 가수.. 2020. 3. 11.
내게 너무 이쁜 그녀, 아낌없이 주는 나무 mp3 플레이어를 꺼내 이 노래를 듣는 게 아니었는데... 시험기간. 아이들로 가득 찬 빈 강의실에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노래 몇곡을 듣다가 책을 정리하고 나왔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 내가 정리해야 할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 같은 노래가 있다. 그러한 노래를 좋아한다. 2006년 4월 기록 https://youtu.be/YYucinUYeEM 마지막 율동 인상적 ㅎ 2020. 3. 11.
Christmas Card from a Hooker in Minneapolis 박찬욱 감독이 쓴 를 읽었다. 그와 이문영이 공역했다는 탐 웨이츠의 노래가 인상깊어서 이곳에 옮겨둔다. Christmas card from a hooker in Minneapolis (미니애폴리스의 창녀로부터온 크리스마스 카드) 이봐요, 찰리 나 임신했어요 지금 유클리드 거리 끝 9번가의 낡은 책방 위에서 살아요 마약도 끊었고 위스키도 안마시죠 남편은 트럼본을 불어요 철도일 하는 사람이죠 그 이는 날 사랑한다고 해요 비록 자기 아인 아니지만 자기 아이처럼 키우겠대요 그리고 어머니가 끼던 반지를 내게 주었어요 토요일 밤이면 그 이는 날 데리고 춤추러 나갑니다 찰리, 당신 생각이 나요 주유소 앞을 지날 적 마다 당신 머리에 묻은 기름 때를 떠올리죠 아직도 '리틀 앤서니& 더 임페리얼스'의 레코드를 간직하고 .. 2020. 3. 11.
아디스 아바바,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 어디론가 끊임없이 걷는 많은 사람들 도시 곳곳의 공사 중인 건물들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오래된 차들 내가 경험한 아디스 아바바는 이 세가지로 요약된다. 가야할 길은 멀지만 (이것은 누가 판단하는가?) 도시의 풍경과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역동성이 에티오피아의 희망이 아닐까 싶다. 그들이 우려하는 급격한 인구의 증가가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2020. 3. 11.
공터에서, 김훈 작가가 살면서 한번은 털어내고 싶었던 이야기로 추측된다. 작가의 아버지와 작가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인간의 욕망을 읽기 어려운 특이한 소설이다. 인물들은 움직이고 행동하는데 그들을 움직이는 동력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여성을 이야기하는 그의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의 글을 읽는 즐거움은 여전히 크다. 특히 숫자나 지표로 현실을 파악하는 능력이 모자랐다는 마차세의 이야기는 남 얘기 같지 않았다. 2020. 3. 11.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박상영 ⠀ 활어 같은 작품들이었다. 일관되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었지만, 그간 읽어왔거나, 경험했던 이야기들과는 다소 다른 이야기들이었다. 남자가 사랑하는 상대가 다르거나, 또는 상대를 사랑하는 방식이 낯설게 느껴졌다. 깊다기 보다는 새롭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야기들.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데에 이견이 없었던 영화 ‘콜미 바이 유어 네임’ 을 보았을 때처럼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어떤 만남이든 ‘두려움 없이’ 라는 전제가 붙는 그들의 사랑에 대해서 말이다. 김봉곤의 ‘여름, 스피드’ 도 읽어 봐야겠다. 2020. 3. 10.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역시나 읽고 싶었는데 잊고 있다가,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 담백하지만 맛깔나는 깔끔한 반찬이 식욕을 돋우는 것처럼, 독서욕을 자극하는 책. 합이 잘 맞는 이다혜 기자와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 특히 습관이 좋은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작가의 행복론에 깊게 동의하였다. ⠀ ‘남극에 가고 싶다. 우유니 사막에 가고싶다, 등 경험 해보면 너무 행복한 것. 하지만 그것은 쾌락에 불과하다. 쾌락은 강렬하지만 일회적이고, 행복은 작지만 지속적인 것이다. 밥을 먹고 출근하고 오후에 30분 책을 읽고, 주말에는 동창들과 낚시하러가고. 이렇게 우리 삶의 대부분을 이루는 것은 습관이다. 그렇기에 이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것이다. ⠀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을 따르는 쾌락과는 달리 좋은 습관처럼 반복되는 것이 행복.. 2020. 3. 10.